직무 소개 : 중고차 직거래 매입 담당자의 현실 – 자동차를 사는 사람이 더 힘들다
중고차를 팔고자 하는 소비자는 많고, 사려는 딜러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사이에서 공정하고 정확한 가격을 산정하고,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계약을 성사시키는 일을 누가 할까요?
바로 ‘중고차 직거래 매입 담당자’입니다.
이 직무는 단순히 차량을 사는 역할이 아니라, 고객의 심리, 차량의 기술 상태, 시장의 흐름을 동시에 파악해야 하는 복합적 실무직입니다.
이 글에서는 직거래 매입 담당자의 하루 일과, 차량 점검 방식, 고객 응대에서의 고충, 수익 구조, 커리어 확장 가능성까지 모두 다룹니다.
‘자동차를 사는 사람이 더 힘든 이유’,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중고차 직거래 매입 담당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중고차 매입 담당자는 중고차를 판매하려는 개인 고객과 직접 거래를 통해 차량을 매입하는 사람입니다.
주요 거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차량 판매 문의 접수(전화/앱/웹사이트)
- 판매 희망 고객에게 연락 및 방문 예약
- 차량 실물 확인 및 진단기, 외관, 사고 여부 점검
- 시세 및 감가 반영 후 가격 제시
- 계약 체결 및 차량 이전 등록 진행
- 본사 또는 물류센터로 차량 입고 조치
- 간단한 수리·정비 후 판매처(오프라인 매장 또는 온라인)에 연결
즉, 이 직무는 '구매자'이자 '심사자'이자 '설득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한쪽은 차량을 비싸게 팔고 싶고, 다른 한쪽은 싸게 사야 하므로 협상력이 핵심입니다.
하루 일과 - 하루에 10대의 차를 보고도 한 대만 계약하기도 한다
중고차 직거래 매입 담당자의 하루는 ‘속도’와 ‘판단력’의 연속입니다.
보통 회사로부터 콜 배정(방문 상담 예약)을 받고, 하루에 5~10명의 고객을 만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오전 08:30~12:00
- 회사로부터 매입 상담 일정 확인
- 전날 계약 차량의 입고 상태 점검
- 첫 고객 방문 → 실차 확인 및 가격 협상
- 고객이 제시한 이전 정비 내역 확인
- 사고 여부 확인 및 시세 분석
오후 13:00~18:30
- 두세 건의 추가 고객 미팅
- 차량 가격 조건 맞으면 현장 계약 진행
- 계약서 작성 및 명의 이전 준비
- 차량 픽업 스케줄 조정
- 내부 시스템에 차량 스펙·사진 업로드
- 수수료 정산 및 리포트 제출
고객의 40~50%는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하고 오기 때문에, 하루 종일 만나도 계약이 12건 밖에 성사되지 않는 날도 많습니다.
이 직무의 힘든 점 - 자동차보다 사람을 읽는 게 더 어렵다
첫 번째 고충은 ‘고객 심리 설득’입니다.
차량의 시세가 떨어졌거나 감가 요인이 있음에도, 고객은 정서적으로 "이 차 내가 아끼던 차야, 더 줘야죠"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매입 담당자는 냉정한 시장 가격과 감가 요인에 따라 가격을 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과의 가격 간극을 줄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클레임 리스크’입니다.
계약 후 차량의 숨겨진 결함이나 보험 이력이 뒤늦게 확인되면 구매 취소나 책임 소재 논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객이 일부 정보를 고의로 숨겼을 경우, 법적 분쟁까지 번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세 번째는 ‘물리적인 이동과 시간’입니다.
서울에서 인천, 다시 의정부를 거쳐 수원까지 하루에 200km를 운전하면서도, 한 건도 계약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 출장도 많고, 고객 일정에 맞춰 야간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차량 점검 능력 - 단 10분 만에 차량을 읽어내는 실력
매입 담당자는 차량의 외관과 내장, 주행 상태, 감가 요소를 짧은 시간 안에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보는 주요 체크 포인트:
- 외부 도색/판금 여부 (도장 차이, 표면 굴곡 체크)
- 엔진룸 누유 여부 및 수리 흔적
- 휠, 타이어 마모 상태
- 실내 오염도 및 옵션 작동 상태
- 사고 이력 확인 (보험 이력, 프레임 손상 여부)
- 시동 및 짧은 시운전(진동, 소음, 떨림 체크)
- 정비 이력서 및 최근 수리 내역 확인
이 과정을 10~15분 내에 마쳐야 하고, 동시에 고객에게 “왜 이 가격이 나왔는지”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 기술 +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동시에 갖춰야 합니다.
신입에게 해주고 싶은 현실 조언
- 가격 책정 기준을 정확히 익혀라.
감가 요인을 설명 못하면 고객은 ‘기분 나쁜 감정’을 갖게 된다. - 고객은 감정으로, 너는 데이터로 움직여라.
말이 아니라 수치를 보여줘야 설득이 된다.
예: “이 모델은 작년 대비 시세가 120만 원 하락했습니다.” - 허위매물/사기 수법을 공부하라.
계기판 조작, 정비 이력 숨기기, 가짜 소유자 등장 등은 실제 자주 일어난다. - 이 직무는 판매보다 매입이 더 어렵다.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판매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 계약서와 이전 등록 실무도 빠르게 익혀야 한다.
한두 번 꼬이면 하루 일과가 전부 밀릴 수 있다.
이 직업의 보람 - 고객에게 감정을 남기지 않고 계약하는 것
중고차를 팔러 나온 고객은 대부분 긴장해 있습니다.
속을까 봐, 싸게 팔까 봐, 시간 낭비일까 봐.
그런 고객이 내 설명을 듣고
“생각보다 정직하게 설명해주시네요.”
“가격은 아쉽지만 납득은 돼요.”
이런 말을 남기고 계약서에 사인할 때, 그게 진짜 보람입니다.
우리는 차를 사는 게 아니라, 고객의 감정을 정리하고 떠나보내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많이 배웁니다.
커리어 확장 - 자동차 업계 전문가로 성장하는 길
중고차 매입 담당자는 다양한 분야로 커리어 확장이 가능합니다:
- 매입팀 팀장 → 지점장 → 영업 본부장
- 법인 차량/리스차 전문 매입 담당자
- 중고차 수출 전문가(해외 수출 업체 진출)
- 자동차 진단 평가사 자격증 취득 → 감정 평가 전문직 전환
- 향후 중고차 플랫폼 창업 가능 (직거래앱, 위탁판매 등)
특히 중고차 시장은 전국 20조 원 이상 규모의 산업이며,
전문 매입 인력은 AI나 자동화로 대체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자산이 되는 직업입니다.
중고차 한 대에는 수만 가지 사연이 있다
중고차를 매입한다는 건 단순히 금액을 정하고 계약서를 쓰는 일이 아닙니다.
그 차를 타고 다닌 사람의 시간, 감정, 기억을 잠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걸 시장에 맞게 정리해서,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시키는 일이죠.
이 글이 누군가에게 이 직업의 깊이와 의미, 현실적인 구조까지 모두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