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소개 : 공공도서관 공무직 사서 – 책과 사람 사이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직업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일까요?
그 공간에서 조용히 일하는 사서는 단지 책을 꽂는 사람일까요?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공무직 사서는 단순한 책 정리 담당이 아닙니다.
이 직무는 도서 분류, 정리, 문화 프로그램 기획, 독서활동 운영, 어린이 독서 지도, 정보서비스 제공까지 총괄하는 공공지식 전문가입니다.
특히 시청이나 구청 산하 공공도서관의 공무직 사서는 행정직과 협력하며 실제 현장을 지키는 실무 중추 역할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서관 사서의 하루 일과, 실제 업무, 힘든 점, 보람, 커리어 가능성까지
‘책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직무의 진짜 현실을 담아 소개합니다.
공공도서관 공무직 사서란?
공무직 사서란, 지방자치단체 산하 도서관(시립·군립·구립)에서 사서자격증을 기반으로 채용된 무기계약직을 말합니다.
정식 명칭은 ‘도서관 운영보조’, ‘사서보조’, ‘자료관리 담당자’ 등 다양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규직 공무원과 유사한 실무를 수행합니다.
근무 환경
- 시청 또는 구청 산하 시립도서관, 구립도서관, 작은도서관, 문화센터 도서관 등
- 주 5일제(09:00~18:00 또는 탄력근무), 토·일 격주 근무 있음
- 일부 지역은 야간개관 근무 포함
주요 업무
- 신간 도서 입고 및 DB 입력
- 도서 정리 및 분류 (KDC, DDC 체계)
- 반납·대출·예약·연체 도서 관리
- 어린이 자료실·일반자료실 운영
- 북큐레이션·테마도서 진열
- 문화프로그램 운영 지원 (독서회, 책놀이, 작가초청 등)
- 도서관 행사 기획 지원 및 홍보자료 제작
- 이용자 응대 및 민원 처리
필수 자격: 준사서(2급 이상), 정사서(1급 이상) 자격증 소지자
하루 일과 - '조용한 곳'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도서관 사서는 늘 책 사이에 있지만,
그들의 하루는 절대 조용하거나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전 08:40~09:00
- 출근 후 컴퓨터 부팅, 대출 시스템 점검
- 전일 반납함 도서 수거 및 정리
- 열람실, 유아실, 자료실 환경 점검
오전 09:00~12:00
- 신간 입고 도서 바코드 부착, DB 등록
- 대출·반납 업무 교대 진행
- 이용자 안내 (회원가입, 희망도서 신청 등)
- 도서 오손·분실 점검 및 대체 요청서 작성
오후 13:00~15:00
- 북큐레이션 테마 도서 진열
- 유아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지원
- 주간 독서 프로그램 일정 확인 및 자료 준비
- 관내 타 부서(행정, 시설관리 등) 협조 공문 작성
오후 15:00~18:00
- 이용자 응대 (도서 검색 요청, 열람실 자리 배정 등)
- 퇴근 전 자료실 정리 및 반납 도서 정위치
- 연체 도서 목록 확인 및 문자 발송 준비
- SNS 홍보 게시물 또는 소식지 콘텐츠 기획
작은 도서관의 경우 사서 1~2명이 모든 걸 맡는 경우가 많아,
‘혼자 일하는 행정실’ 수준의 복합 실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힘든 점 - 조용한 공간이지만 정서적, 물리적 피로가 많습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의 누적
도서 정리, 반납 처리, 예약 관리 등은 정확성과 속도가 모두 요구됩니다.
하루 수백 권의 책을 정리하다 보면, 손목, 허리 통증, 눈 피로 등 누적된 신체 스트레스가 큽니다.
감정노동성 이용자 응대
- "왜 책이 없냐",
- "아이 시끄럽다고 왜 뭐라 하냐",
- "이 책 왜 분류를 이렇게 했냐"
위와 같은 이용자 민원은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어린이실이나 노년층 이용이 많은 공간에선 감정노동 강도가 높습니다.
행정직과의 업무 경계 모호
공무직 사서라도 실제 업무는 기획, 공문, 예산 자료 준비까지 포함됩니다.
하지만 행정직 정규공무원과의 경계가 모호해 업무 배분이나 책임소재에서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입 사서에게 드리는 조언
- 자료 위치보다 사람의 흐름을 먼저 파악하세요.
사서는 ‘책 정리자’가 아니라 ‘지식 흐름의 조율자’입니다.
어떤 이용자가 어떤 자료를 주로 찾는지 파악하면,
자료 분류, 진열, 배치에도 철학이 생깁니다. - 문화프로그램은 단순 지원이 아닌 ‘서비스 기획’입니다.
독서 프로그램, 작가 초청행사 등은 사서가 기획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기획안 작성, 진행 후 평가, 만족도 조사 등도 해보며 기획 역량을 키우세요. - 이용자 대응은 ‘정답’보다 ‘공감’이 먼저입니다.
규정은 명확하되, 응대는 부드럽게.
도서관은 ‘지식 공간’이자 ‘공공 공간’입니다.
이용자 감정을 먼저 읽어야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공공성과 전문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합니다.
도서 분류·DB·자료구축 역량도 중요하지만,
지역 사회를 위한 열린 공간을 기획하는 능력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보람 - '책으로 한 사람의 삶에 스며들 수 있다는 감동'
한 독서회 회원이 말했습니다.
“이 도서관 없었으면 혼자 집에만 있었을 거예요. 여기 와서 사람도 만나고, 책도 읽고 살 맛 납니다.”
그 순간, 사서는 단순한 도서 관리자에서 ‘지역사회의 연결자’로 인정받는 존재가 됩니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이 추천한 책을 재미있게 읽고 돌아갈 때, 어르신이 고마워하며 인사할 때,
그 작고 일상적인 순간들이 쌓여 이 일이 가치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집니다.
커리어 확장 - 사서에서 문화기획 전문가로
공공도서관의 공무직 사서 경험은
공공서비스+지식정보관리+문화기획+교육운영 능력을 모두 쌓을 수 있는 기반입니다.
커리어 확장 경로
- 정규직 사서 시험 응시 (지방직 9급/7급/특채)
- 시립도서관 → 작은도서관 컨설팅 인력 전환
- 문화도시센터, 독서문화진흥기관 이직
- 도서관 SNS 운영, 홍보 콘텐츠 기획 전문 인력
- 사서교사 자격 취득 후 교육계 진출(관련 학위 필수)
- 사서 전공 석사 진학 → 대학도서관 및 연구기관 이직
특히 실무 경험 + 자격증 + 콘텐츠 운영 경험이 함께 있을 경우,
민간 문화기관, 공공정책기획, 독서교육 기업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조용한 공간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사람들
도서관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책을 정리하고, 행사를 기획하고,
이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고 응대하기 때문에 그 조용한 공간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것입니다.
공무직 사서는 정규직만큼 무게 있는 실무를 수행하며,
지역 사회에서 가장 가까운 지식 안내자이자 문화 공간 관리자로서
꾸준히 ‘사람’을 중심으로 책과 연결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사서라는 직무의 ‘정적인 듯 역동적인 하루’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