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소개 : 유치원 조리사 – 매일 3~6세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조용한 영양 파수꾼
유치원의 하루는 수업보다 먼저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등원하기 전, 조리실에서는 이미 아침 준비와 식재료 손질이 한창입니다.
유치원 조리사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식단 관리, 위생 점검, 알레르기 대응, 안전 급식 제공까지
어린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는 현장 실무자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입맛은 예민하고, 음식에 대한 반응도 다양하기 때문에
조리사는 늘 관찰자이자 조정자, 위생 관리자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립·사립 유치원 조리사의 하루 일과, 직무 현실, 고충, 보람, 커리어 확장 방향까지
현장 중심의 진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유치원 조리사란?
유치원 조리사는 만 3세부터 만 6세까지 아동에게 제공되는 급식을 책임지는 조리 전문 인력으로,
주로 공립유치원(교육청 소속) 또는 사립유치원(개별 법인) 소속으로 채용됩니다.
소속 및 채용 방식
- 공립유치원: 교육청 산하 학교비정규직(공무직 또는 기간제)
- 사립유치원: 유치원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로부터 직접 채용
- 일반 근무 형태: 주 5일제, 07:00
15:00 또는 08:0016:00 - 급식 수: 보통 아동 40~100명, 교직원 포함 시 120식 이상 조리
주요 업무
- 식재료 수령 및 검수
- 식단표에 따른 급식 조리
- 알레르기 아동 식단 별도 조리
- 식기류 세척 및 조리실 위생 관리
- 조리기구 소독 및 안전 점검
- 식단 일지 작성 및 사진 기록
- 식재료 보관/소진 확인, 폐기물 처리
- 위생 점검 대응 및 위생일지 작성
하루 일과 - '아이들보다 더 먼저 시작해, 더 늦게 마무리합니다'
유치원 조리사의 하루는 정해진 시간보다
음식의 완성도와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유동적인 하루입니다.
07:30~08:30 – 출근 및 식재료 검수
- 금일 납품된 재료 확인 (신선도, 유통기한, 수량 등)
- 식자재 입고 서류 작성 및 냉장/냉동 보관
- 당일 식단 확인 및 작업 순서 정리
- 조리도구 소독 및 위생 점검표 작성
08:30~10:30 – 조리 시작
- 재료 손질, 계량, 하드작업(삶기, 튀기기 등) 진행
- 주 조리 + 보조 조리 + 알레르기 식단 병행
- 교사용, 아이용 식기 분리 세팅
- 급식 준비 완료 시간 맞춰 마무리
10:30~11:30 – 배식 준비 및 점심 제공
- 반별 배식용기에 음식 담기
- 교사·보조교사에게 인계 후 식사 중 섭취 상태 모니터링
- 남은 식은 보관 또는 폐기, 급식사진 촬영
- 아이들 편식 상황 보고 정리
11:30~13:30 – 설거지 및 조리실 정리
- 식기류 세척, 소독기 가동
- 가스레인지, 조리대, 환기창 등 전체 청소
- 바닥 소독, 쓰레기 분리수거
- 사용한 식재료 관리 정리
13:30~15:00 – 문서 업무 및 내일 식단 준비
- 식단일지, 식재료 관리일지, 위생점검표 작성
- 식재료 소진률 확인 및 발주 내역 점검
- 알레르기 아동 대응 식단 별도 정리
- 다음 날 작업 분량 미리 계량·소분 작업
힘든 점 - 조용히 묵묵하게, 그러나 책임은 무겁게
① 아동 급식은 '음식'이 아니라 '건강 관리'입니다
- 3~6세는 알레르기, 입맛, 거부감이 극단적으로 다릅니다.
- 특정 아동은 특정 조미료나 음식 자체를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항상 ‘누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가’를 숙지하고 별도 조리해야 합니다.
② 온종일 서서 움직이며, 고온 고습의 조리환경에 노출됩니다
- 특히 여름철 조리실은 에어컨이 잘 들지 않으며,
- 삶기, 튀기기, 굽기 등 고열 조리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매우 큽니다.
③ 위생 관련 스트레스
- 보건소, 교육청, 유치원 자체 위생 점검이 수시로 있습니다.
- 위생일지, 온도체크기록, 조리복 착용, 머리망 등
하나라도 빠지면 지적사항이 되며, 불합격 시 책임이 큽니다.
④ 급식 불만은 조리사에게 바로 전달됩니다
- 아이가 잘 먹지 않으면 “음식이 이상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듣거나,
- 식단 자체가 교육청 또는 영양사가 정한 것임에도
맛과 관련된 피드백은 대부분 조리사에게 향합니다.
신입 유치원 조리사에게 드리는 조언
- "어린이 급식"은 성인 기준과 다릅니다.
소금, 간장, 고추장 사용량이 매우 제한되며
‘싱겁지만 영양소 균형’이라는 원칙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 아이들의 편식 반응을 예의주시하세요.
아이들의 섭취 반응은 차기 메뉴 개선의 힌트가 됩니다.
남긴 음식, 인기 많은 반찬 등을 기록해두면 향후 아이 맞춤 조리에 도움이 됩니다. - 작업 동선, 도구 정리 습관이 안전을 지킵니다.
작은 부주의로 인해 칼, 기름, 뜨거운 물 등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상 정리, 분리, 소독을 일과처럼 반복해야 합니다. - 교사들과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조리사는 아이들과 직접 상호작용하진 않지만,
담당 교사와의 소통을 통해 알레르기, 식습관, 건강 상태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보람 - "잘 먹었습니다!"라는 짧은 한 마디
- 아이가 배식받으며 “와, 오늘 이거 좋아요!”라고 말할 때
- 편식하던 아이가 처음으로 채소 반찬을 한 입 먹은 걸 보고 칭찬받을 때
- 선생님들이 “오늘 음식 너무 맛있게 잘 드셨어요”라고 피드백 줄 때
그 작은 말 한마디가 하루 종일 땀 흘리며 만든 음식을 ‘교육의 일환’으로 승화시키는 순간이 됩니다.
조리사는 보이지 않는 교실 뒤편에서 아이들의 면역력, 성장, 식습관, 건강을 매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커리어 확장 - 조리보조에서 영양관리 전문가로
유치원 조리사로의 경력은
위생·영양·교육급식 분야의 실무 기반 경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커리어 확장 예시
- 학교 급식실로 이직 (초중고 조리사)
- 어린이집 조리사 → 센터급 식자재 총괄직
- 조리기능사 취득 → 집단급식소 관리자 자격 취득
- 영양사·위생사 자격 취득 후 영양관리직 도전
- 유치원 급식 위탁업체 이직 (식단표 기획, 운영관리)
- 조리사 경력 + 보건위생교육 강사로 활동 가능
위생, 안전, 메뉴운영 경험이 함께 쌓인 조리사는
단순 조리 보조에서 벗어나 ‘관리자급 경력’으로 인정받기 쉬운 직무입니다.
식판 위의 교육, 조리실 안의 사명
아이들은 매일 식사를 통해 성장합니다.
그리고 그 식사는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몸을 만들고, 식습관을 형성하며, 공동체 생활을 배워가는 교육의 연장입니다.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 조용히 조리실에서 매일 식재료와 위생과 씨름하는 사람.
유치원 조리사는 아이들의 건강한 하루를 만들어가는 가장 조용한 교육자입니다.
이 글이 그 직무의 현실과 가치를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