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원, 도로, 학교, 상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구조와 배치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 모든 계획은 수년 전부터 시청이나 구청의 도시계획과에서 조율되고 결정된 행정적 결과물입니다.
도시계획과 근무자는 법과 현실 사이에서 주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동시에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계획과 공무원의 실무, 하루 일과, 어려움, 보람, 커리어 방향 등을
전문직다운 깊이와 행정직다운 현실성을 모두 담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도시계획과 근무자란 어떤 일을 하나요?
도시계획과는 각 지자체의 시청 또는 구청에 소속된 부서로,
도시기본계획, 지구단위계획, 도시관리계획, 공공시설계획 등을 수립·심의·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요 담당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국토계획법, 도시계획조례 등에 따른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변경
- 개발행위 허가 검토 및 인허가 부서 협의
- 공원, 도로, 녹지, 학교부지 등 도시기반시설 지정 및 해제
- 건축심의·도시계획위원회 운영
- 개발제한구역, 도시자연공원구역 관련 민원 처리
-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고시도면 관리
- 주민설명회, 주민의견 수렴 및 갈등 조정
이 업무는 단순히 도면이나 컴퓨터로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법률 검토 + 행정 조율 + 주민 민원 + 공공기관 협업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복합 행정직입니다.
하루 일과 - 도면 위의 선 하나에도 수십 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도시계획과는 내근과 외근이 혼합된 업무 형태입니다.
민원, 협의, 회의, 보고가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며, 특히 계획 변경기, 공청회 시즌, 예산 편성기에는 업무강도가 높아집니다.
오전 08:40~09:00
- 출근 후 전일 민원조회
- 고시 예정 공고문 검토
- 개발행위협의서류 도면 확인
오전 09:00~12:00
- 국토정보시스템(LX), GIS 확인 후 개발지구 도면 검토
- 건축과·토목과 등 관련 부서와 인허가 사전협의
- 도시계획위원회 안건 작성
- 민원인 응대 (지구단위계획 열람, 건폐율 문의 등)
오후 13:00~15:00
- 현장 외근 (예: 도로 신설 지역, 사유지 공공기반시설 예정지 확인)
- 도시계획 변경 신청자 면담
- 주민설명회 기획안 작성 및 일정 협의
오후 15:00~18:00
- 도시계획 고시문 최종 점검
- 회의자료 작성 및 보고 체계 정비
- GIS 시스템 내 도면 수정
- 상급기관 보고자료 정리 및 결재
단순히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 같지만,
도면상의 수치 하나를 바꾸는 데에도 건축법, 국토계획법, 개발제한구역법, 산지관리법 등
수십 개 법률을 동시에 검토해야 하는 고난도 업무입니다.
이 직무가 힘든 이유 - 갈등, 이해관계, 끝없는 법령 검토
첫 번째 고충은 ‘민원 갈등’입니다.
“왜 우리 동네엔 공원이 빠졌나요?”
“학교 부지를 없앤다는 게 말이 됩니까?”
지역 주민의 집단 항의, 언론 노출, 주민설명회 중 고성 다툼 등 감정 노동이 많습니다.
두 번째는 ‘책임의 무게’입니다.
지구단위계획의 도면 한 줄이 수백억 대 토지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부지 지정 여부에 따라 행정소송, 손해배상 이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법령 해석과 수시 변경’입니다.
국토교통부, 시·도 조례, 지자체 내부 지침이 빈번하게 바뀌기 때문에 정기적인 법령 스터디가 필요합니다.
규정 해석을 잘못하면 인허가 반려 또는 감사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신입 도시계획과 직원에게 드리는 조언
- “아는 만큼 말해야 합니다.”
민원인은 관련법을 알지 못한 채 항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수록 사례+근거 조문+행정절차를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갈등이 줄어듭니다. - 도면은 ‘선’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단순 도면 수정이 누군가의 토지 용도를 바꾸고, 개발 여부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협의→검토→심의→고시까지 꼼꼼한 프로세스가 요구됩니다. - 주민의견 청취는 ‘의례’가 아닌 ‘기술’입니다.
단순히 설명회를 열기보다,
이해관계자 그룹별로 쟁점을 사전 분석해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 도면 하나에도 시간과 정성이 들어갑니다.
단 100m 도로 하나에도 토지주, 법적 제한, 하수관계, 예산 반영 시기 등
모든 요소가 맞물려야 계획이 실현됩니다.
보람 - '나의 도면 위에 진짜 공원이 들어섰을 때'
서류만 다루는 줄 알았던 이 일이
몇 년 뒤 실제로 공원, 주택단지, 복지시설, 문화공간으로 구현되었을 때
“내가 만든 계획이 이 지역의 삶을 바꿨다”는 실감이 옵니다.
특히, 방치됐던 공터가 주차장으로 정비되거나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 부지가 확정되었을 때
작은 도시개발이 누군가의 삶에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됩니다.
커리어 확장 - 행정직에서 도시정책 전문가로
도시계획과 경력은 단순 행정보다 전문성과 실무력을 동시에 인정받는 경력입니다.
커리어 확장 예시
- 도시계획과 근무 → 도시정책과, 도시재생과 등 순환 근무
- 토지정보과, 건축과 등 인허가 부서로 이동
- 국토부, LH, 지자체 산하 도시공사 파견 → 정규직 이직 기회 확보
- 국토·도시개발 연구원, 지방정책연구소 연구원 채용 시 우대
- 도시계획기사, 지적기사 등 기술자격 취득 → 기술직 전환 가능성 확보
특히 공무원 신분 + 도시계획 실무 경험은
민간 개발업체·도시설계사무소·공공기관에서 높게 평가되는 경력입니다.
도시를 그리는 사람들
도시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법적 판단, 행정 조율, 주민 설득, 그리고 수백 장의 도면과 고시를 거쳐
하나의 공원이 생기고, 하나의 학교가 들어섭니다.
도시계획과 공무원은 그 과정의 출발점이자 조정자이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큰 설계자입니다.
이 콘텐츠가 도시계획 실무의 무게와 가치를 조금 더 가까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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